Site icon 지피디아

가스라이팅은 공식심리학 용어가 아닙니다.

가스라이팅과 심리학

가스라이팅은 일반적인 현상을 말할 뿐, 심리학 용어가 아닙니다. 전공 서적 어디에도 심리학적 개념(Concept)로 배우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화학 관련 영화가 있고, 어떤 학자가 그 영화제목을 자신의 책 제목으로 했다고 하여, 화학계의 용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듯 과학은 무엇인가를 쉽게 판단하고 용어를 정의하지 않습니다. 심리학 역시 과학이며, 가스라이팅은 심리학계의 공식 용어로 쓰이기엔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가스라이팅의 첫 파생은 위의 그림에 있는 Gaslighting이라는 오래된 영화에서 온 것입니다.

물론, Robin Stern의 “The Gaslight Effect: How to Spot and Survive the Hidden Manipulation Others Use to Control Your Life”라는 서적이 있기는 하지만, 공식 용어로 쓰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나의 현상을 다룰 뿐입니다. ‘가스등 이펙트(The Gaslight Effect)’라는 용어가 반복되다보면, 전공서적에 실릴 수도 있겠으나, 아직까지는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적에서도 주로 국 학생들의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의 영향을 조사하는 대규모 연구를 다루고 있습니다. 심리학 용어로 등재되기 까지는 많은 학자들의 함의가 필요합니다.

가스라이팅과 사이비 교주는 다를까요? 거의 완벽히 일치할 것입니다. 사이비 교주의 행동을 우린 뭐라고 부르나요. “사기”, “세뇌” 등의 단어로 충분히 설명이 됩니다. 그럼, 굳이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를 쓸 필요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과학적 지식에서 단순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용어는 명료해지고 간단해질 수록 효율적이죠. 복합적인 의미를 담은 단어보다 더 구체적인 설명를 가진 단어가 효율적입니다.

그래서 심리학과 전공(학부, 석사, 박사)들이라면 해당 단어를 공식 심리학 용어로 취급하는 문화에 대하여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학술적인 용어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잘못된 지식과 판정은 인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쉽게 타인에게 가스라이팅을 한다, 혹은 가스라이팅을 당한다는 말이 쓰고 있다면, 실제 심각한 현상인 가스라이팅을 매우 작은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선 낙인효과가 얼마나 위험한지 아는 사람이라면 더욱이 쉽게 쓰지 못할 것입니다.

가스라이팅이 쉽게 쓰이는 모습을 보는 심리학도들은 아마도, “아, 암걸리겠네”라는 용어를 들은 의사들과 비슷한 기분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23년 3월 15일 타임(Time)지에서는 최근 몇 년 간 가장 잘못 해석되고 있는 심리학 용어들을 언급했습니다. 이 중 첫 번째 개념이 가스라이팅(Gaslighting)입니다. 타임지에서도 언급되었 듯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 실제 현상보다 더 작은 일에 사용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이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I hear it all the time,” says Elisa Martinez, a psychotherapist based in California. “People often use it in this accusatory way—maybe the person who’s ‘gaslighting’ isn’t taking responsibility for their actions. But the reality is a lot darker.”

time, 2023, 03

이는 심리학이 유사과학, 속된 말로 사이비 과학으로 비춰질 수 있는 순간입니다. 물리학이나 생물학으로 보면, 선풍기 바람을 쐬면 죽는다는 괴담처럼, 학자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과학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스라이팅이 가볍지 않은 이유

가스라이팅의 가장 큰 문제는 타인이 한 개인의 삶 전체를 부정한다는 것입니다. 내 행동과 상황들을 모두 부정 당하는 사람은 어떨까요?
이런 이야기를 거부 합니다. 인간은 도식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식은 오랜 기간이 지나며 빠른 정보처리를 하기위해 내 행동 양식이나 지식 등이 굳어진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고집과 같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도식이 쉽게 꺽일 수는 없습니다. 가스라이팅은 오랜 시간 옆에서 이러한 말을 반복해야하는데, 그 전에 이미 피해자가 떠날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을 부정당해도 여전히 좋고, 싫은 감정이 유지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스라이터는 오히려 설득을 잘하는 달변가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기꾼과 같이 사람을 현혹시키고 자신만의 이득을 위해 상대방을 설득시키겠죠.

인간은 응당 모든 정보에 쉽게 순응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여러 증거들을 보여줘도 넘어오지 않죠.

그런데, 이러한 인간에게 자신의 행동을 바꿀만큼 정신적 지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매우 위험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싫어하게 되고, 잘못이 아닌 것에 누명을 써도 억울하지 않을 만큼 말입니다. 이처럼 가스라이팅은 절대 가벼운 것이 아닙니다.

가스라이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아니, 관련 연구들도 있는 거 아니었어요?

네, 심리학에서 다룬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심리 관련 학술지 제목으로 실린 적이 있지만, 하나의 장면으로만 사용됐을 뿐입니다.

심리학 용어집에도 없는 내용입니다. 학술적으로 권위가 상당히 높은 APA(American Psychology Association)에도 출현한 적이 없으며, 한국심리학회에서도 공식 용어로 쓴 적이 없습니다.

장면이란, “컴퓨터 사용 장면에서의 불안”과 같이 특정 주제만을 이야기할 뿐입니다. 즉, 그 장면과 현상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무엇이 무엇에 영향을 주느냐를 찾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해외 연구

해외에서는 APA와 같은 심리학 전문 저널에서 다루는 것이 아니라 frontiersin와 같은 의학 저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즉, 정신과적으로 피해자를 돕기 위한 도구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아래 연구들에서 가스라이팅을 인용한 연구들은 가족테라피 저널과 같은 곳들입니다.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가스라이팅이 매우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에 치료에 대한 연구는 간헐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도구를 개발한다는 것은 가스라이팅을 측정하는 도구 조차 명확하지 않아 추가 연구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존에 나와 있는 도구들은 아마도 가스라이팅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닌 개개인의 지각된 가스라이팅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는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주관적으로 느낀 바를 물어보기 때문에 불명확한 부분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난, 당신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검사를 받고 만점이 나왔을 때,
상대방도 “무슨 소리야, 나도 당신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어”라고 주장하여 검사를 받고 만점이 나오면, 가스라이팅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구분할 수 없습니다. 결국은 물질적, 신체적 피해로 구분하게 됩니다. 안타까운 사실일 수 있으나, 정신적 피해를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국내 연구

국내 연구에서는 위와 같이, 국방안보연구소, 한국융합과학회, 한국경찰연구학회, 한국사회안전범죄정보학회에서 다루고 있지만, 심리학 관련 저널에서는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해당 사안이 작아서가 아닙니다. 심리학적 변수로는 이미 다양하게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변수들에 혼동을 주면서까지 공식적인 내용으로 추가되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더 구체적인 용어들이 있는데, 구태여 추상적인 용어를 추가할 필요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기존에 이미 과학적으로 증명해내고 측정해낼 수 있는 변수들로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면으로서만 남겨두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가스라이팅을 심리학적으로 설명하면 어떻게 되죠?

가스라이팅이라는 현상은 단지 상대방에게 잘못을 덮어씌우는 누명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영화 Gaslighting에서 파생되어 그대로 영화제목으과 그 내용으로 불리는 가스라이팅은 아주 영리한 가해자가 피해자도 모르게 피해자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심리학에서는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갖습니다.

대인관계 이론

타인과 상호작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패턴으로 이해됩니다. 가해자는 자신의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피해자를 공격하고, 피해자는 가해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스스로의 자아를 무시하고, 믿음직한 판단력을 잃어가게 됩니다. 이 패턴은 서로의 자아에 대한 피해를 유발하면서 대인관계의 파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인지 심리학

가스라이팅이 상황인지, 인지 왜곡 현상, 또는 가치관 형성과 관련된 인지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다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하여, 피해자의 현재 상황인지 과정을 방해합니다. 또는 가해자는 피해자의 인지 왜곡을 유발함으로써, 피해자의 행동과 관련된 가치관이나 자아상을 변형시킵니다.

사회 심리학

가스라이팅이 권력 불균형을 유지하려는 사회적 구조와 관련된 현상으로 다루어집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가해자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목적으로, 대개 취약한 지위를 가진 피해자를 공격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사회적 차별, 남성 우월주의, 세대 간 갈등 등의 문제와 연관성을 갖습니다.

최근 많이 쓰는 가스라이팅에 대한 대책

실제로 사람들이 쓰고 있는 표현들을 보면 상대방이 그럴싸하게 나의 행동을 나쁜 행동으로 만드는 장면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심리학적 개념으로 사회적 지배로 가장 먼저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더 단순히 설득 효과를 보는 것이 간편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세뇌” 한 단어면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 여러분이 쓰는 gaslisghting이 설득당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에 설득을 당하는 상황과 다르지 않다면, 구태여 용어까지 만들어서 쓸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설득의 심리학을 악용하는 사기꾼 혹은 Liar(가스라이터)

먼저, 가스라이팅이 아닌 나쁜 방향으로 설득을 사용하는 사람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설득의 심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지만, 설득과 사기는 엄연히 다릅니다.

사이비 교주와 다를게 없다고 보면 쉽습니다.

도덕적인 측면과 의도를 보면 가스라이터는 분명 사기꾼입니다.

설득

상대방을 납득시키거나 동의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설득은 일반적으로 논리적인 주장, 근거, 사실 등을 제시하여 상대방의 관점이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설득은 상대방의 이해와 동의를 얻기 위해 논리적인 주장이나 증거를 제시하거나 감정적인 연결을 형성할 수도 있습니다. 설득은 상대방의 의사 결정에 대한 자유와 책임을 존중하면서 상호적인 소통과 협상을 중요시합니다.

사기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나 속임수를 사용하여 상대방을 속이거나 이익을 얻으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기는 일반적으로 부정한 목적을 가지며, 상대방의 신뢰를 오용하거나 위조된 정보를 제공하여 혼란을 야기합니다. 사기는 타인의 신뢰를 무시하고 속임수와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여 이익을 얻으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즉, 거짓말로 자신이 이득을 볼 수 있는 설득(사기)을 강요하고 있는 장면이지 가스라이팅 장면이 아닌 것입니다.

설득은 다른 개인의 태도, 믿음,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목적을 두는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입니다. 심리학에서 설득은 다양한 개념과 이론을 통해 이해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심리학 용어를 사용하여 설득을 설명하는 몇 가지 개념입니다:

꼭 한번 생각해보세요

타인이 나에게 내 잘못이 아닌 것을 잘못이라고 했던 순간들에 “그렇구나”라고 받아드린 적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게 지속되어 내가 타인이 원하는 행동을 했을지도 모르죠. 그게 설득이었는지, 사기였는지를 구분할 수 있어야합니다.

먼저, 타인의 기대대로 행동하게 되는 것을 “자성예언”이라고 합니다.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기준으로 타인을 평가하고 특정 행동을 기대합니다.

서울대생들이 학업 실패로 “아, 서울대생이 그것밖에 못해”라고 사람이 느낄거라고 생각하여 더 열심히 하거나 포기한다는 것도 이러한 측면이며, 이 현상은 “주관적 규범”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타인이 나에게 하는 설득력 있는 말이 나의 잘못이 아닌 것을 잘못으로 받아드리게 했는지부터 명확히 생각해봐야하며, 분명 누명을 씌우거나 특정 행동을 하게 만들었다면, 바로 저항하는 것이 맞습니다.

특정 행동이 진심으로 상대에게 이득이 될 것 같아 한 말이 가스라이팅이 되면, 가해자가 아닌 사람이 가해자로 불리게 되고, 우리 사회는 늘 상대방이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하는 사회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의 반복이 되어, 나도 모르게 타인의 사기(설득이 아닙니다)에 따라간다면 자존감(self-esteem)이 낮아져 발생하는 것일 수 있으니 상담사를 찾아가시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가스라이팅은 매우 오랜시간 단 한사람의 행동을 바꾸려 자신에게만 이득이 되는 설득을 하여 당하는 사람이 당하는 지도 모르고 행동을 바꾸는 현상이기 때문에 절대 쉽게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혹여 내게 특정 행동을 강요하는 구나를 느낀다면 가스라이팅이 아는 것이죠. 혹은 가스라이팅을 하려다 걸렸다고 볼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주관적 불편감으로 상담이 필요하다면, 상담사를 믿고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파악해야합니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데, 상담사가 타인을 바꾸어 줄 수는 없습니다.

가장 빠른 해결은 그 사람을 떠나는 것인데, 결혼이나 가족, 직장은 그러기 쉽지 않아서 내 자신의 무엇인가를 바꿔야할 것입니다.

가스라이팅을 의심하기 위해선 최소 다음 네 가지는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상대방이 내 행동을 바꾸려는 의도를 파악하라 ( 내 행동의 변화가 상대방에게 물질적, 심리적 이익을 주는 부분이 있어야함)
  2. 내 잘못이 아닌 것을 잘못으로 이야기하려는 지 파악하라
  3. 상대방도 내 잘못이 아닌 것을 알면서 잘못이라고 말하는 지 파악하라
  4. 상대방에게 이런 일을 당하는 것을 몰랐는 지 생각해 보라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