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광고, 왜 덜 끌릴까? 광고심리학 연구로 본 AI 광고 (AI와 심리학 2편)

요즘 광고를 보다 보면 화면 구석에 “AI로 제작했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은 경우가 늘었습니다. 영상도, 모델도, 배경 음악도 AI가 만든 광고가 흔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한 줄이 우리의 판단을 바꿀까요? 광고는 똑같은데 말입니다.

이 글은 AI와 심리학 연재의 2편입니다. 1편에서 사람들이 AI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봤다면, 여기서는 그 태도가 광고 앞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다룹니다. 한국소비자광고심리학회가 내는 『한국심리학회지: 소비자·광고』의 2026년 논문 두 편을 중심으로, 해외 광고학 연구를 함께 정리했습니다.

같은 광고인데 ‘AI 100% 제작’이라고만 써도 달라질까요?

대구대학교 최주형·박은아(2026)는 이 질문을 실험으로 확인했습니다. Midjourney로 만든 20초짜리 가상의 주스 광고를 보여 주면서, 화면 왼쪽 아래에 세 가지 문구 중 하나를 붙였습니다. ‘전문가 100% 제작’, ‘전문가가 AI 활용하여 제작’, ‘AI 100% 제작’입니다. 광고 영상 자체는 모두 같았고 문구만 달랐습니다. 20~34세 성인 379명의 응답을 분석했습니다.

  • AI 활용 정도가 높게 표기될수록 사람들은 광고의 진정성을 낮게 느꼈습니다.
  • 표기 자체가 광고 태도와 구매 의도를 직접 떨어뜨리지는 않았습니다. 진정성이 낮아지면서 그 결과로 태도와 구매 의도가 떨어졌습니다(완전 매개).
  • ‘AI 100%’ 조건에서는 광고가 독창적일수록 오히려 구매 의도가 더 떨어졌습니다. 반면 ‘전문가가 AI를 활용한’ 조건에서는 독창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세 번째 결과가 흥미롭습니다. 같은 기발함이 사람이 관여했다고 하면 창의력으로, AI가 다 했다고 하면 기교나 조작으로 읽힌 셈입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AI 기술보다 그 뒤에 있는 사람의 역할을 드러내는 ‘가시적 인간 관여’가 AI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열쇠라고 제안했습니다.

“Made with AI” 표시는 정직해서 오히려 손해일까요?

김은호·문창근(2026)은 같은 학회지에 ‘투명성의 역설’이라는 제목으로 또 다른 실험을 실었습니다. 생성형 AI로 가상의 세탁 세제 지면 광고를 만들고, 한쪽에는 “이 광고는 AI로 만들어졌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었고 다른 쪽에는 넣지 않았습니다. 리서치 회사 패널의 성인 175명이 참여했습니다.

결과는 앞의 연구와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AI 표시가 붙은 광고는 진정성이 낮게 평가됐고, 낮아진 진정성은 브랜드에 대한 신뢰를 거쳐 브랜드 태도까지 끌어내렸습니다. 이번에도 표시가 태도를 직접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진정성과 신뢰가 중간 다리였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AI 리터러시가 높은 사람일수록 이 부정적 효과가 더 컸다는 것입니다. 1편에서 소개한 해외 연구는 AI를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AI를 신기하게 여기고 더 기꺼이 쓴다고 보고했습니다. 두 결과를 나란히 놓으면, AI를 잘 아는 사람은 AI가 만든 결과물을 더 냉정하게 본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왜 하필 ‘진정성’이 무너질까요?

광고에서 진정성은 메시지가 정직한지, 그리고 꾸며 낸 느낌 없이 자연스러운지를 말합니다. 앞의 두 논문은 AI 시대에 여기에 한 가지가 더해졌다고 봅니다. 소비자는 결과물뿐 아니라 만드는 과정에 사람의 뜻과 정성이 들어갔는지도 따진다는 것입니다.

해외 연구도 같은 지점을 짚습니다. Kirk와 Givi(2025)는 Journal of Business Research에 실은 여러 실험에서, 감정을 담은 마케팅 메시지를 AI가 썼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이 진정성을 낮게 보고 일종의 도덕적 혐오감까지 느낀다고 보고했습니다. 그 결과 긍정적인 입소문 의향과 브랜드 충성도가 낮아졌습니다. 다만 사실 정보를 전하는 메시지나, AI가 쓴 것이 아니라 다듬기만 한 메시지에서는 이런 불이익이 작았습니다.

정리하면 사람들은 AI가 정보를 정리하는 것까지는 크게 문제 삼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움직이려는 말까지 기계가 썼다고 느끼면, 그 마음이 진짜인지 의심하게 됩니다.

공익 광고와 가상 인플루언서에서는 어떨까요?

감정에 기대는 광고일수록 이 문제가 더 커집니다. Arango, Singaraju, Niininen(2023)은 Journal of Advertising에 실은 세 번의 실험에서 기부 광고 속 아이 얼굴이 AI로 만든 것임을 알게 된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자 다르게 반응했고, 연구진은 공감과 죄책감 같은 감정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습니다. 단체가 AI 이미지를 쓴 윤리적 이유를 분명히 드러내면 불리함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도 함께 보고했습니다.

광고 모델로 쓰이는 가상 인플루언서도 연구됐습니다. Franke, Groeppel-Klein, Müller(2023)의 Journal of Advertising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가상 인플루언서가 실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광고 모델로서는 사람 모델에 대한 태도가 더 좋았습니다. 가상 모델은 광고를 새롭게 느끼게 했고, 제품과 잘 어울릴 때는 광고 효과가 높아졌습니다.

그럼 AI 사용을 숨기는 게 나을까요?

그렇게 읽으면 곤란합니다. 김은호·문창근(2026)도 소개하듯, AI로 만든 콘텐츠임을 밝히는 것은 소비자 보호와 윤리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고 일부 나라에서는 표시를 의무로 정하고 있습니다. 숨겼다가 나중에 드러나면 진정성은 훨씬 크게 무너집니다.

연구들이 공통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숨기기가 아니라 사람의 몫을 함께 보여 주기입니다. ‘AI 100%’보다 ‘전문가가 AI를 활용해 제작’이 진정성 저하를 완충했고, AI가 쓴 글보다 AI가 다듬은 글이 덜 불리했습니다. 광고가 사람을 설득하는 힘은 결국 신뢰성에서 나온다는 오래된 원칙이 AI 시대에도 그대로인 셈입니다. 광고가 사람의 마음에 작용하는 기본 원리는 광고심리학 전공서 정리 2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AI 광고는 무조건 효과가 떨어지나요?

아닙니다. 두 국내 연구 모두 AI 표시가 태도를 직접 떨어뜨리지는 않았고, 진정성이 낮아질 때만 효과가 줄었습니다. 사람의 관여가 보이거나 정보 중심의 광고라면 불이익이 작았습니다.

Q2. 이 연구들은 실제 브랜드 광고로 한 건가요?

두 국내 연구는 가상의 브랜드(주스, 세탁 세제)로 만든 광고를 썼습니다. 브랜드에 대한 기존 인상이 섞이지 않게 하려는 설계입니다. 실제 유명 브랜드에서는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Q3. 이 연구들은 광고 효과를 무엇으로 쟀나요?

두 국내 연구는 광고를 본 뒤의 진정성 지각, 광고 태도, 구매 의도, 브랜드 신뢰를 설문으로 쟀습니다. 실제 구매 행동을 본 것은 아닙니다. 광고 효과를 재는 여러 방법은 용어사전의 광고 효과 항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해 볼 수 있는 것

  • 오늘 본 광고 가운데 AI 표시가 붙은 것을 하나 떠올리고, 그 표시를 본 뒤 느낌이 달라졌는지 적어 봅니다.
  • 광고가 감정을 건드릴 때, 그 감정이 광고의 내용 때문인지 연출 때문인지 한 번 나눠서 생각해 봅니다.
  • 광고를 만드는 쪽이라면 AI를 썼다는 사실과 함께 사람이 무엇을 정하고 다듬었는지를 한 줄 덧붙여 봅니다.

참고 문헌: 최주형, 박은아 (2026). 생성형 AI 광고의 설득 효과: 진정성 지각과 독창성 평가를 중심으로. 『한국심리학회지: 소비자·광고』, 27(1), 95–119. / 김은호, 문창근 (2026). “Made with AI” 투명성의 역설: AI 라벨링 유무가 진정성, 브랜드 신뢰, 브랜드 태도에 미치는 영향. 『한국심리학회지: 소비자·광고』, 27(1), 1–23. / Kirk, C. P., & Givi, J. (2025). The AI-authorship effect: Understanding authenticity, moral disgust, and consumer responses to AI-generated marketing communications. Journal of Business Research, 186. / Arango, L., Singaraju, S. P., & Niininen, O. (2023). Consumer responses to AI-generated charitable giving ads. Journal of Advertising, 52(4), 486–503. / Franke, C., Groeppel-Klein, A., & Müller, K. (2023). Consumers’ responses to virtual influencers as advertising endorsers: Novel and effective or uncanny and deceiving? Journal of Advertising, 52(4), 52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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