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믿을까, 피할까? 심리학 연구로 본 AI에 대한 태도 (AI와 심리학 1편)

같은 챗봇을 써도 반응은 크게 갈립니다. 어떤 사람은 일정 정리부터 고민 상담까지 AI에 맡기고, 어떤 사람은 한 번 엉뚱한 답을 받은 뒤로 다시 열어 보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기술을 얼마나 아느냐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성격의 문제일까요?

심리학은 최근 몇 년 사이 이 질문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은 AI와 심리학 연재의 1편으로, 사람들이 AI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최근 학술지 논문을 골라 정리했습니다. 2편에서는 같은 질문을 광고에 적용한 광고심리학 연구를 다룹니다.

AI에 대한 태도는 어떻게 재나요?

심리학에서 태도는 어떤 대상에 대해 좋다·싫다는 평가를 꾸준히 갖는 경향을 말합니다. 생각(인지), 느낌(정서), 행동하려는 마음(행동)이 함께 묶여 있습니다. 그런데 AI에 대한 태도는 연구마다 재는 방법이 제각각이어서 결과를 서로 비교하기 어려웠습니다.

독일 연구진인 Stein과 동료들(2024)은 이 문제를 풀려고 ATTARI-12라는 12문항 질문지를 만들어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습니다. 특정 서비스가 아니라 AI 전반에 대한 태도를 하나의 점수로 재고, 생각·느낌·행동 세 측면의 점수도 따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두 연구(490명, 150명)에서 신뢰도와 타당도를 확인했습니다.

AI를 좋게 보는 사람은 성격이 다를까요?

같은 논문의 세 번째 연구(298명)는 성격과 AI 태도의 관계를 봤습니다. 빅파이브 성격 5요인, 어두운 성격 3요인(다크 트라이어드), 음모론적 사고 경향을 함께 넣고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 우호성이 높을수록 AI를 더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 나이가 젊을수록 AI를 더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 음모론을 잘 믿는 경향이 강할수록 AI를 더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음모론적 사고와의 관계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AI는 안이 잘 보이지 않는 기술이라 “누군가 뒤에서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해석이 끼어들 틈이 큽니다. 다만 이 연구는 상관관계를 본 것이라 성격이 태도를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AI를 잘 알수록 더 쓰고 싶어질까요?

직관적으로는 그럴 것 같습니다. 그런데 Tully, Longoni, Appel(2025)이 Journal of Marketing에 발표한 연구는 반대 결과를 보고합니다. 네 번의 설문, 여러 나라 자료, 추가 실험 여섯 개에서 AI 리터러시(AI에 대한 객관적 지식)가 낮은 사람일수록 AI를 더 기꺼이 쓰려 했습니다.

이유는 능력이나 윤리에 대한 판단 차이가 아니었습니다. AI를 잘 모르는 사람은 AI가 글을 쓰거나 감정을 다루는 것처럼 사람만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일을 해내는 모습을 보며 그것을 마법처럼 느끼고 경외감을 경험했고, 그 감정이 수용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대로 사람만의 능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일에서는 이 차이가 약해졌습니다.

연구진은 AI의 원리를 알려 주는 교육이 뜻하지 않게 AI의 매력을 낮출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동시에 잘 모르는 사람이 AI를 과하게 믿을 위험도 짚었습니다. 신기하다는 느낌과 믿을 만하다는 판단은 다른 문제입니다.

AI가 한 번 틀리면 왜 다시 안 쓰게 될까요?

이 현상은 알고리즘 회피라는 이름으로 오래 연구돼 왔습니다. 고전으로 꼽히는 Dietvorst, Simmons, Massey(2015)의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연구에서, 사람들은 예측 알고리즘이 실수하는 모습을 본 뒤 그 알고리즘을 덜 선택했습니다. 알고리즘이 사람보다 더 정확하다는 것을 직접 본 경우에도 그랬습니다.

사람이 틀리면 “그럴 수도 있지”라고 넘기지만, 기계가 틀리면 “역시 못 믿겠다”로 판단이 굳기 쉽습니다. 사람에게는 배우고 나아질 여지를 주면서 기계에는 그 여지를 덜 주는 셈입니다. 최근 생성형 AI가 그럴듯한 오답을 내는 일이 알려지면서 이 경향은 더 자주 관찰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AI의 공감을 어떻게 느낄까요?

“AI는 계산은 잘해도 마음은 모른다”는 생각이 흔합니다. 그런데 Ovsyannikova, de Mello, Inzlicht(2025)가 Communications Psychology에 발표한 연구는 조금 다른 그림을 보여 줍니다. 사전 등록된 네 번의 실험에서 참가자 556명이 힘든 경험을 털어놓은 글에 대한 답장을 읽고 평가했습니다.

  • 참가자들은 GPT-4가 쓴 답장을 사람이 쓴 답장보다 더 따뜻하고 공감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비교 대상이 위기 상담 전화 교육을 받은 상담원일 때도 결과는 같았습니다.
  • 누가 썼는지 알려 줘도 AI 답장에 대한 선호는 줄었지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참가자들은 AI 답장이 상대의 말을 더 잘 이해하고 인정해 준다고 느꼈습니다. 이 연구는 제3자가 읽고 평가한 결과입니다. 실제로 고민을 털어놓은 당사자가 AI의 위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다른 문제라는 점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공감이 느껴지는 문장과, 나를 아는 누군가에게 이해받는 경험은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왜 AI에는 더 엄격한 도덕 기준을 들이댈까요?

Bonnefon, Rahwan, Shariff(2024)는 Annual Review of Psychology에 실린 리뷰에서, 도덕 심리학이 그동안 사람, 동물, 초자연적 존재를 다뤄 왔다면 이제 기계라는 네 번째 대상이 생겼다고 정리했습니다. 기계는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주체로도, 도덕적 배려를 받을 대상으로도, 사람을 대신해 결정을 내리는 대리인으로도 등장합니다.

이 관점으로 보면 AI에 대한 태도는 “편리한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누가 책임지는지, 누구 대신 결정하는지가 함께 걸려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결과라도 AI가 내린 결정이라고 하면 더 따지고, 더 엄격하게 평가하는 일이 생깁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AI를 싫어하는 건 기술을 몰라서인가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앞의 연구에 따르면 오히려 AI를 잘 아는 사람이 AI를 덜 신기하게 여기고 더 신중하게 씁니다. 거부감에는 지식보다 성격, 나이, 기계가 틀린 경험 같은 요인이 함께 작용합니다.

Q2. AI 답변이 더 공감적이라면 상담을 AI로 대신해도 되나요?

연구는 글로 된 답장을 제3자가 평가한 결과일 뿐, 치료 효과를 본 것이 아닙니다. 마음이 힘든 상태가 오래 이어진다면 사람 전문가를 찾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진단이나 상담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Q3. 내 AI 태도를 알아볼 수 있나요?

ATTARI-12는 연구용 척도라 이 글에서 점수 기준을 따로 제시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아래 질문으로 내 경향을 가볍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 해 볼 수 있는 것

  • 최근 AI에게 맡긴 일과 맡기지 않은 일을 하나씩 적어 봅니다. 그 기준이 정확도였는지, 기분이었는지 돌아봅니다.
  • AI가 틀렸던 기억을 하나 떠올리고, 같은 실수를 사람이 했다면 어떻게 반응했을지 비교해 봅니다.
  • AI의 답이 신기하게 느껴질 때 한 번 더 출처를 확인합니다. 감탄과 신뢰는 따로 판단하는 편이 좋습니다.
  • 광고 속 AI는 우리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궁금하다면 2편: AI가 만든 광고, 왜 덜 끌릴까?로 이어집니다. 소비자가 AI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정리한 인공지능에 대한 소비자 반응 보고서도 함께 읽어 볼 만합니다.

참고 문헌: Stein, J.-P., Messingschlager, T., Gnambs, T., Hutmacher, F., & Appel, M. (2024). Attitudes towards AI: Measurement and associations with personality. Scientific Reports, 14, 2909. / Tully, S. M., Longoni, C., & Appel, G. (2025). Lower artificial intelligence literacy predicts greater AI receptivity. Journal of Marketing, 89(5). / Dietvorst, B. J., Simmons, J. P., & Massey, C. (2015). Algorithm aversion: People erroneously avoid algorithms after seeing them err.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144(1), 114–126. / Ovsyannikova, D., de Mello, V. O., & Inzlicht, M. (2025). Third-party evaluators perceive AI as more compassionate than expert humans. Communications Psychology, 3. https://doi.org/10.1038/s44271-024-00182-6 / Bonnefon, J.-F., Rahwan, I., & Shariff, A. (2024). The moral psychology of artificial intelligence. Annual Review of Psychology, 75, 653–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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